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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쬐는 햇살과 작열하는 태양보다도 뜨거웠던 코믹 마켓84

이번 여름에도 어김없이 찾아온 코믹 마켓! 그 숨막히는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이번엔 8월 10일부터 12일까지 총 3일간 열린 코믹 마켓84에 참가하였습니다. 필자가 이전부터 쭉 가고 싶었던 이벤트 중 하나로 애니메이션과 만화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가히 세계 최대 규모의 동인 이벤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시안비트에서도 많은 특집 기사를 냈었고 최근에도 코믹 마켓(줄여서 코미케)에 관한 최신 정보들을 속속 공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 직접 경험한 것들을 바탕으로 제가 느낀 코미케에 대한 소감과 훗날 코미케에 참가하실 생각이 있으신 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간략하게나마 소개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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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지속적으로 코믹 마켓이 개최되고 있는 도쿄 빅 사이트

본론에 앞서 코미케에 대한 간단한 개요를 말씀 드리겠습니다. 코미케의 시작은 197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첫 출발은 대학생들의 만화에 대한 연구와 감상을 목적으로 한 소규모 전시회로, 당시엔 동호회의 성격이 강했지만 점점 인원이 늘어남에 따라 동인지 판매가 주축이 되어 갔으며 ‘기동전사 건담’과 같은 유명 작품의 인기에 힘입어 현재와 같은 명성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매년 8월 중순과 12월 말에 년 2회씩 열리고 있으며 여름에 열리는 코믹 마켓을 나츠코미(夏コミ), 겨울에 열리는 코믹 마켓을 후유코미(冬コミ)라고 부릅니다. 올해 여름에 열린 코믹 마켓은 제84회로, 이 또한 줄여서 C84라고도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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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사이트로 가기 위한 첫 차를 기다리는 사람들

코미케의 가장 큰 취지는 ‘모두가 함께 만들어 나가는 이벤트’라는 사실입니다. 덕분에 코미케에서 물건을 사는 사람들도 모두 ‘참가자’라고 불리고 있으며 회장 내에서 줄 정리 및 교통 정리를 하는 스태프들도 전부 자원봉사자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서로를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지만 하루에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가하는 대형 이벤트인 만큼 트러블은 생기기 마련입니다. 때문에 사전 정보 습득은 필수이며 일본어도 어느 정도는 가능해야 별 문제 없이 코미케에 다녀올 수 있습니다. 제가 이번에 소개하는 내용들은 상당한 강행군의 사례로 모든 이들에게 해당되는 사항이 아니지만 아무쪼록 참고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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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동관과 서관으로 나뉘며 기업부스는 서관, 일반부스는 동관에 위치해 있습니다

필자가 첫 날과 둘 째날 참가한 시간은 아침 첫차를 타고 도착한 약 6시였습니다. 보통 첫 차를 타고 입장한 사람들을 ‘시발(始發)조’라고 하는데, 막 동이 트기 시작한 시간으로 입장시간이 10시인걸 생각하면 꽤나 이른 시간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벌써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나 이번 C84의 첫 날 참가인원은 역대 최대로 20만명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빅 사이트에 가는 방법은 보통 두 가지가 있는데, ‘유리카모메’를 타는 방법과 ‘린카이선’을 타는 방법이 있습니다. 필자는 신키바역에서 5시 39분에 출발하는 린카이선 첫 차를 탔으며, 철도를 이용해서 가장 빨리 도착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변에 숙소를 잡거나 새벽에 일찍 와서 미리 기다리는 방법도 있지만 너무 일찍 오면 ‘철야조’가 될 수 있으며 기본적으로 코믹 마켓에선 ‘철야’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 점 주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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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빅 사이트엔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아직 해가 중천에 뜨지도 않은 시간이지만 매일 35도 이상의 더위를 기록하고 있는 도쿄의 여름인 만큼 아침 또한 매우 덥습니다. 끊임없이 흐르는 땀을 닦아줄 타월과 적절한 수분 및 염분 보충은 필수이자 생존 수단에 가깝습니다. 필자는 땀을 매우 많이 흐르는 편이라 타월만 3장, 물통은 4개나 준비해서 갔습니다. 첫 차로 도착해서 입장까지 기다리는 시간은 약 4시간 남짓으로, 그 전에 지쳐버릴 수도 있는 만큼 이 시간을 어떻게 버티냐에 따라 앞으로의 행보가 갈리기도 합니다. 위의 사진처럼 밖에서 앉아서 기다리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정 힘들다 싶으면 자신의 위치를 가방 등으로 표시해두고 자판기에서 시원한 음료수를 뽑아 마시거나 근처 건물에 들어가서 체력을 회복시키는 것도 살아남기 위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원하는 물건을 손에 넣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의 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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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입장 개시. 그러나 아직도 가야 할 길은 멀고도 험하다

10시가 되면 참가자 모두의 박수소리와 함께 드디어 입장이 시작됩니다. 하지만 너무나도 많은 인파로 인해 한동안은 움직일 기미도 보이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기업부스가 있는 서관을 기준으로 말씀 드리자면 시발조로 온 필자도(첫 날 기준) 입장대열에서 움직이는데 약 30분, 그리고 기업부스가 위치한 서3,4홀에 가는데 약 30분이 걸려 서관에 가는 데만 거의 1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게다가 인기부스에서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또 줄을 서야 하니 웬만한 체력과 각오론 버티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필자가 본 참가자들 모두는 하나같이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단단히 각오를 다진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필자 또한 그들과 마찬가지로 긴 줄에 서서 꿋꿋하게 차례가 오길 기다렸습니다. 이 때 중요한 사실 하나는 빠른 물건 구매를 위한 잔돈을 미리 준비하는 것입니다. 수백, 아니 수천명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물건을 구입하기 때문에 긴 줄이 생기는 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한 명 한 명이 조금씩 배려를 하면 그 줄은 더 빠르게 줄어들 것입니다. 모두를 위해서, 그리고 자신을 위해서도 미리 500엔이나 1000엔과 같은 잔돈을 넉넉하게 준비해 두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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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부스의 대기열. 정말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흔히 인지도가 높아서 항상 많은 사람이 몰리는 서클을 ‘오오테(大手) 서클’이라고 합니다. 코미케에선 대부분의 오오테 서클이 벽 쪽에 몰려있다 보니 ‘벽 서클’이라고도 하는데요, 이는 인기 서클이라는 의미를 내포함과 동시에 복잡한 대기열을 비교적 넓은 건물 밖에서 통제하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위 사진과 같이 서클은 건물 내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줄은 밖에서 이루어져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건물 내부에서 대기열을 만들 경우 사람들의 통행을 방해하고 혼잡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밖에서 대기열을 만드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보통 대기줄의 맨 끝에 서있는 사람이 해당 서클의 표지판을 들고 있으므로 이를 찾아서 헤매지 않고 줄을 서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너무 사람이 몰린 탓에 밖에서도 통제가 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며 시시각각 상황이 변하기도 합니다. 이 땐 보통 스태프가 안내를 해주지만 이어폰을 꽂거나 일본어를 잘 모를 경우 대처가 힘들어질 수 있으므로 항상 긴장하고 주의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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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녀들이 물건을 받은 사람들에게 뿅망치로 천벌을 내리고 있다

코미케는 그 거대한 규모답게 다양한 해프닝과 이벤트가 발생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다양하고 참신한 코스프레는 물론이며 헌혈을 하면 모에 굿즈를 주기도 하는 등, 일반적인 동인지 판매를 넘어서서 다양한 방법과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꼭 동인지나 한정 굿즈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코미케를 즐길 방법은 많습니다. 그리고 매번 새롭게 등장하는 스태프들의 명언도 언제나 화제의 도마에 오르고 있습니다. 이는 아시안비트에서도 소개되어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위의 사진은 어거스트라는 소프트 회사의 대기열로 마지막 날의 코미케가 끝나갈 무렵의 무료 배포 이벤트인데, 무녀들이 물건을 받은 사람들에게 뿅망치로 천벌을 내리는 이벤트로 필자 또한 천벌을 받고 왔었습니다. 뜻하지 않게 이색적인 이벤트에 참가하게 되어 참 즐거웠었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만약 다음에 또 코믹 마켓에 참가하게 되면 그 땐 좀 더 다양한 정보들을 검색해서 더 많은 즐거움을 만끽해볼 생각입니다. 여러분들도 참고하셔서 힘들지만 즐거운 추억들을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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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간의 일정을 끝내고 돌아가는 길에 찍은 빅 사이트의 모습

이번 코믹 마켓의 일정은 여느 때와 다르게 가장 혼잡한 남성향이 2일째(보통은 3일째에 남성향 부스들이 대거 참가합니다)로 바뀌어서 마지막 날을 비교적 평온하게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예전보단 피곤함을 덜 느낄 수 있었는데요, 미리 말씀 드리는 걸 잊었습니다만 코미케는 각 날마다 참가하는 장르와 부스가 다르기 때문에 미리 카탈로그를 구매하시거나 아시안비트에서도 소개해드린 웹 카탈로그(webcatalog.circle.ms)를 참고하시는 게 좋습니다. 더불어서 관심 서클이 많아질 경우 해당 서클의 인지도를 고려해서 동선을 짜는 것도 필수 중의 필수 입니다. 한 마디로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건 어렵다’라는 뜻으로, 오오테 서클의 물건은 가능한 한 하나만, 그것도 필자의 경우처럼 ‘시발조’로 참가하는 편이 안정적입니다. 물론, 시발조도 구입이 힘든 서클이 다수 존재하며 이는 그 날의 운에 맡길 수 밖에 없습니다. 그 만큼 코미케는 힘든 이벤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힘든 만큼 큰 보람을 느끼는 것이 코미케가 가지는 가장 매력 중 하나입니다. 매년 사람이 줄어들기는커녕 늘어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는데요, 다들 지치고 힘들어도 웃으면서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또 다시 이 곳에 오고 싶어지는 마음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필자 또한 처음 나츠코미에 참가하면서 정말 고생을 많이 했지만 그 만큼 하나 하나의 일들이 소중하게 느껴지고 값진 경험이 되었습니다. 누구에게나 선뜻 권해주긴 힘든 이벤트임엔 틀림이 없지만 확고한 목표와 열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분명 기대 이상의 수확을 얻을 수 있는 곳이라고 전 믿습니다. 이미 코미케에 참가해보신 분들도, 아직 참가해보지 않으신 분들도, 서로가 한 마음 되어 코미케라는 약속의 땅에서 만나게 되는 그 날을 전 기다리겠습니다.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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